Travels/20220813 W.Europe

서유럽 여행 - 16. The Fenchurch Building의 Sky Garden, MI6 빌딩

루스티 2023. 6. 29. 00:10

해리포터 스튜디오에서 셔틀을 타고 다시 전철을 타고 유스턴 역으로 와서, 노던 라인을 타고 뱅크역에 내렸다. 사진 가운데 건물은 20 펜처치 스트리트 빌딩이라는 건물로, 건물 외벽이 살짝 휜 것 같이 되어 있다. 볼록한 면의 반대쪽은 오목거울처럼 생겼는데, 실제로 이렇게 오목거울처럼 생긴 형상 때문에 태양빛을 아래로 모으는 효과가 있었고 이로 인해 건물 앞 온도가 91도까지 오른다거나, 자동차 표면이 달아올라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했고, 어떤 기자는 이걸 이용해 달걀 프라이를 만들기도 하는 모습을 방송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고들로 인해 한때는 런던 최악의 빌딩에 꼽히기도 했는데, 현재는 오목한 면에는 차양막을 쳐 두어서 더이상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이 20 펜처치 스트리트 빌딩 최상부에 있는 스카이 가든이다. 최상부에 있는 스카이 가든은 무료로 운영되는데, 3주 전에 열리는 예약에 성공하면 바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예약하지 않거나 예약에 실패한 경우 굉장히 오래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3시 반에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입장할 때 신분증이 필요하니 챙겨가야 한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바로 전망대로 올라오는데, 전망대 내부에는 레스토랑과 식물원이 존재한다. 식물원은 처음에는 천장까지 닿을 정도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었지만 취소되고 지금처럼 작은 풀들과 나무를 심는 것으로 바뀌었다.

전망대는 건물 외부에 있다. 외부긴 하지만 유리벽 밖으로 사진 찍기는 꽤 어려운 구조라서 사진의 화이트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먼저 전망대 바로 앞을 보면 런던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꽤 좋다. 템즈 강 북단에 위치하고 있어서 바로 앞에는 템즈 강과 영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샤드를 전망할 수 있다. 더 샤드 아래에 있는 역은 런던 브릿지 역, 그리고 사진 오른쪽 아래의 다리가 런던 브릿지이다.

이 방향을 보면 런던 남쪽을 조망하게 되는 건데, 런던의 템즈 강 남쪽 구역은 북측보다 개발의 역사가 훨씬 짧은데다가 업무지구도 거의 없어서 대부분 주택가이기 때문에 더 샤드 뒤로는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게 뻗은 평야를 볼 수 있었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살짝 도쿄와 유사한 느낌도 든다고 할까?

오른쪽을 바라보면 템즈 강을 따라 런던을 조망할 수 있다. 런던 아이는 아쉽게도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지만, 낮은 건물들과 템즈 강에 걸려있는 다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시야를 서쪽으로 더 돌리면 런던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데, 돔 모양의 세인트 폴 대성당과 외로이 높게 솟은 BT 타워 등이 보인다.

왼쪽을 바라보면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템즈 강 한가운데 정박한 HMS 벨페스트와 타워 브릿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구형 건물인 런던 시청이다. 타워브릿지와 HMS 벨페스트는 어젯 밤에도 보았지만, 런던 시청을 제대로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기도 하다. 런던 시청은 그 형상 때문에 유명하기도 한데, 유리로 마감되어 있어서 더울 것 같지만 악랄한 더위로 유명한 서울의 시청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개폐가 가능한 창문이고, 창문 위에는 모두 차광막이 있어서 에너지 효율이 좋다고 한다.

시선을 멀리 옮기면 오른쪽 아래의 타워 오브 런던부터 시작해 런던의 교외 모습이 보이고, 더 멀리에는 카나리 워프의 고층건물군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런던에 존재하는 고층건물군은 이 건물이 존재하는 시티 오브 런던과 카나리 워프 두 곳에 집중되어 있고, 다른 대부분의 장소에서는 10층 이상의 건물을 보기가 어려운 편이다. 같은 섬나라의 수도라서 그런지, 이 점도 고층건물군이 몇 군데에 집중된 도쿄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쪽은 전망대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저녁예약도 있어서 지금 뭔가 먹기는 애매하고, 시간도 애매하게 남아서 한 곳을 더 들러보기로 했다.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고 Pimlico 역에서 내려서 5분정도 걸으면, 항상 007 영화에서 자주 보는 SIS-영국 비밀정보국- 건물이 등장한다. MI6의 본부로도 사용되는 이 건물은, 007 시리즈에서는 항상 파괴되는 느낌이지만 막상 가보면 건재하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깊숙히 숨겨져있는데다가 지도에도 안 나오는것과 달리 영국 비밀정보국은 템즈 강 하안에 당당하게 서 있는데, 유리는 전부 방탄 유리인데다 RPG 로켓포를 맞아도 버틸 정도로 단단하게 축조되어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SIS 건물만 홀로 있어서 뜬금없는 느낌이었다는데, 이제 옆으로 줄줄이 빌딩들이 들어서고 있어서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는 느낌이다.

여기에서부터 다시 2층 버스를 타고 저녁을 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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